본문 바로가기

디바이드(The Devide, 2012) 디바이드, 방금 보고 나왔습니다. 영화는 굉장히 어두침침합니다. 사건이 진행되는 장소도 답답하거니와, 철저하게 왜? 라는 질문을 묵살해버립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건은 일어나고 끝내 속사원한 대답은 들을 수 없습니다. 대개의 이런 재난(?) 영화는 초반에 행복하다가 그 행복이 끝장나는 비참함을 보여주거나 마지막에 행복해집니다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만... 이 영화를 보면서, 상황에 대처하는 인물들의 자세에서는 '눈먼자들의 도시'가 떠올랐고, 주어진 상황 자체에서는, 음, 참으로 여러 영화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상당히 많이 나오고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끔찍한 장면을 상상케 하는 부분들이 있으니 주의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추한 일면.. 더보기
서편제(西便制, 2012) 고등학교 때였던가, 국어 교과서인지 문학 교과서인지 '천년학'이라는 작품이 실렸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너무 애잔한 느낌,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어떤 여운을 준 그 작품이 나는 너무 좋았지요. 작품의 해석이고 뭐고를 떠나서, 그만큼 무엇을 읽고 좋았던 적은 지금까지도 몇번 없었던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영화나 소설등의 작품에 대한 제 취향은 그때 그 인상에서 굳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깔끔하고 확실하게 결말을 보여주는 작품보다는 잔잔하게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진한 여운을 남기는 그런 작품이 좋습니다. 그런 천년학이 서편제라는 소설의 새로운 각색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던 것은 한참이 지나고 난 후였습니다. 아내가 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랜만의 뮤지컬 관람을 제안했습니다. 제목이.. 더보기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Little Black Dress, 2011)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저는 한국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닙니다. 외국 영화만이 영화다 이런 생각에서가 아니라, 그냥 한국에서 성공한 한국 영화들 대부분이 제가 좀 거부감을 느낄만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내가 한국영화를 찾아서 보는 경우도 없지 않지요. 이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조금 지났을 때, 이 영화에 대한 평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들만의 이야기'라는 평이었습니다. 20대의 아픔이랄까 그런 것을 다루기보다는 있는 집안의 20대가 겪을만한 일이라는 평가였는데, 아주 공감이 가지 않는 바는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히 영화의 주인공인 네명의 친구들은 흔한 옆집 여학생들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고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