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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er box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게 된, 종종 다시 보게되는 드라마가 있다. 원래 그 느낌을 좋아하던 배우 이선균씨가 주인공이어서 반가웠고, 가수로만 기억하고 있던 이지은씨를 배우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과거 쉽게 입에 담기도 힘든 일을 겪었던 이지안을 두고 박동훈이 말한다.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 없어. 내가 널 알아.

 우리가 살면서 정말 객관적으로 살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누군가의 무례한 행동도, 내가 그 사람을 안다면 무슨 일이 있었겠지, 그럴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생각되지는 않을까. 상관 없는거지,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내가 그 사람을 아니까.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서, 그 사람이 어떤 마음에서, 어떤 이유로 그렇게 행동했을지를 알 것 같다면, 더 말 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은 참 어렵고 힘들지만, 그리고 가끔은 아프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따뜻하고 가치있는 일이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알기 때문에 사람의 삶은 조금 더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 괜히 이런 저런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 내가 아는,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밤이 조금 더 포근한 밤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