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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심플 라이프 (A simple life, 2012)



심플 라이프를 보기 전에도, 포스터를 보는 정도 이외에는 최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는 것을 지양했습니다. 처음 포스터를 봤을때는 어떤 플라토닉 러브에 관한 내용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메가박스를 나설 때는 가슴이 따뜻해져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흔히 영화를 즐겁게 보고 나서는 '재미있게 봤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그런 범주는 아니었습니다. '너무 잘 봤다', 이게 제 솔직한 감상이었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하게 진행이 됩니다. 딱 어떤 느낌이었냐고 묻는다면 '훈훈했다'고 할 느낌이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스크린에 흘러 넘쳤습니다. 문득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흐뭇하게 웃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워낙 다이나믹(?)한 영화들을 봐오다보니 이 뒤에는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까 하는 불안에 영화를 감상하는데 조금은 방해가 되지 않았나 싶었네요. 부디 다른 분들은 마음 편히 먹고 느긋한 기분으로 훈훈하게 다녀오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반전은 없다'고 감히 미리니릅니다.

포스터에 왼쪽에 앉아계신 여자분이 영화의 여주인공입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웃음 아니신가요? 오른쪽의 유덕화씨야 워낙 모르는 분들이 없으시니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분도 참 연기가 좋은 느낌이 되어가는 것 같아 좋습니다. 포스터에서도 왠지 인간적인 느낌이 뚝뚝 묻어나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CGV 홈페이지에서는 커플에게 추천한다고 하던데, 연인과 봐도 좋겠지만 부모님이나 가족 동반으로 보는 것도 좋을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푸근하고 흐뭇한 기분, 그리고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감히 별 다섯개 던져봅니다. 오랜만에 너무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덧. 이 영화의 엔딩 롤이 올라갈 때, 훌쩍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슬퍼서 펑펑 우는것과는 다른 눈물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저에게는 더이상 좋을 수 없는 엔딩같아 눈물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좀 부럽기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