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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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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봉한 어벤져스!


저는 어렸을 때, 어벤져스가 무슨 의미를 갖는 팀인지도 모른 채 50원짜리 동전을 넣고 오락실에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즐겼었습니다. 하얀 쫄쫄이 타이즈에 망토까지 뒤집어쓰고 나왔던 캐릭터가 아이스맨인지 실버서퍼인지 혹은 다른 누군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캡틴 아메리카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빨간색과 노란색의 아이언맨도 있었던 것 같은데, 또렷하게 기억나질 않네요. 여튼, 너무나도 친숙하고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왕창 모여버린 이 팀은,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봐주고 싶었던 영화입니다.


어벤져스는 아이언맨에서 열심히 떡밥을 던져왔고, 토르에서도 확신을 주고, 캡틴 아메리카를 내세우고 '퍼스트 어벤져'라고 했을때 이미 기다리는 분들 많으셨겠지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이런 류의 영화들을 자주 보셨다면 멤버는 이미 한번씩 안면이 있는 히어로들일 겁니다. 아이언맨, 토르, 헐크는 각각의 이름을 내 건 영화의 주인공들이었고 어벤져라는 타이틀을 걸고 영화에 데뷔한 캡틴 아메리카는 없는게 이상할 정도겠지요. 아이언맨에서 얼굴도장 찍은 블랙 위도우는, 아니 뭐 남자 히어로들만 북적북적하면 싫어하실테니 예쁘고 몸매좋은 여자 하나쯤 있어야되니까 급 정식 요원으로 투입돼야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호크아이는 좀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영화 '토르'에서 잠깐 얼굴을 비추기는 했습니다. 어쨌거나 이 멤버들이 다 모였습니다.


누구나 쉽게 예상하실 수 있겠지만, 각자의 이름을 건 타이틀까지 있는 양반들이니만큼 서로의 자존심을 긁어가며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다가 위기에 맞서 의기투합하게 되고요. 그 뒤는? 안봐도 뻔하지 않을까요. 이 양반'들'한테 걸렸으니 이쯤되면 맞서는 악당쪽이 불쌍해지는겁니다. 로키만 봐도 얼마나 안타깝습니까? (웃어서 미안 로키)


여기서 문득 떠오르는 유머.


토니 스타크의 입담, 토르와 로키 형제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수퍼 몸개그,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의 액션, 그리고 헐크의 속시원한 깽판! 정말 142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무색할만큼 신나게 웃고 즐기다 나왔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고자 하시는 분들이 유념하실 것은 딱 하나 뿐입니다.

이 영화는 '웃고 즐기는 영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

지구를 지켜내는 임무를 가진 이들 어벤져스에게는 어떤 심오한 철학과 무거운 기대, 이겨내기 힘든 시련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섬세한 심리 변화 이런건 없습니다. 넘쳐 흐르다못해 폭발해버릴 것 같은 정의감에 불타서, 혹은 저놈들이 내가 사는 곳을 쑥대밭으로 만들면 싫으니까, 등의 이유로 싸우고, 화끈하게 싸우고, 끝내주게 싸워서 이겨버립니다. 멋지게요. 그러는 중에 유머러스한 부분도 많이 껴 있습니다. 이런 류의 히어로 물을 좋아하시던 분들께는 더없는 종합 선물 세트가 되겠지만, 그 이상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실망을 안겨드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와 아내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주변 눈치도 못볼만큼(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구요) 신나게 웃으면서 봤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요. 아주 즐거웠어요.


연인과 함께 보실 때는 연인의 취향을 고려해주세요. 아이언맨을 즐겁게 볼 수 있는 분이시라면 아주 성공스러운 관람이 되실 겁니다. 여자친구 혹은 아내, 남자친구 혹은 남편이 없으신 분들께서는 동성 친구들과 보셔도 좋습니다. 눈치보거나 체면차리지 않고 신나게 웃으면서 즐기실 수 있을겁니다. 무게는 없지만 즐겁고 신나는 어벤져스,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_+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