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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굳이 종교를 따지자면 무늬는 천주교인 제게 '지저스 크라이스트'는 굉장히 익숙한 단어였지만, '어째서 슈퍼스타가 붙어있는걸까?' 하는 의문은 제가 처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던 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을 찾아서 보자니 평생에 꼭 한번은 봐야 할 뮤지컬이라기에, 국내에 공연을 하게 되면 아내와 한번 보러 가야지 하고 있었기에 여지껏 풀리지 않는 궁금증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던차에 UPI에서 상영하는 시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관람을 하게 되었으니,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아레나에서 공연했던 실황을 편집한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당첨이 되고서도 최대한 정보를 얻기를 자제했었기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내용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맘마미아처럼 뮤지컬 원작을 영화로 잘 각색해서 내놓은 작품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아늑하고 분위기 좋은 상영관의 스크린에 영상이 쏘아지는 첫 순간, 뮤지컬 공연을 그대로 필름으로 옮긴 것임을 알고 더 기대하게 되었었습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일주일 전부터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의 '재연'이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잘 각색되어있었습니다. 대형 뮤지컬답게(?) 대화 하나하나가 모두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고, 음악 중에는 누구나 한번쯤을 들어 귀에 익숙하게 느껴질 'I Don't Know How To Love Him' 라는 곡도 있었습니다. 귀에 익고 아니고를 떠나서 모두 훌륭하고 힘이 넘치는 가창력을 보여주어 귀와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비종교인이 접하기 쉽지 않은 예수의 죽음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잘 표현되고 있고, 비교적 종교적 색채가 짙지 않은 편이라 보기에 큰 거부감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현대적인 느낌으로 되살려 놓아서, 뮤지컬 특유의 과장된 부분들은 있겠지만 복장이나 행동에도 쉽게 적응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대부분의 뮤지컬이 그렇듯, 현장감을 주지 못하는 대신 현장의 여러 부분을 카메라로 다양하게 잡아내는데, 이것이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성가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은 들리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시선은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장면에 마음대로 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지 못하고, 주된 사건에만 화면을 맞추어 놓기에는 뮤지컬이라는 공연이 워낙 볼거리가 무대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아까운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가 바쁘게 여기 저기를 잡아주는 것이 이해는 가지만, 이것이 생동감있고 좋다고 보시는 분들이 계신 반면에 저같은 경우에는 이 점이 조금 산만하고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기는 했지만, 스크린을 보는 내내 저 현장에 내가 있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경험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연의 실황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에 있어서 '원래의 공연을 보고싶다'는 느낌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감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척 즐겁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래는 미리니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지저스 크라이스트는 '슈퍼스타'가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