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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권태 오전 근무가 있는 날은 새벽 네시에 눈을 뜬다. 밥보다 잠이 중요하다 싶으면 30분은 더 잘 수 있지만, 일을 하려면 기운도 있어야지. 한국에서 나고 한국에서 자란 한국놈이다보니 역시 아침엔 빵보다는 밥이 좋다. 그래야 뭔가 든든히 먹은 것 같고, 점심까지 버티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은 자전거를 타고, 비가 오는 날은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한국에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내가 사는 이 곳에서는 버스나 자전거나 걸리는 시간이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버스가 둘러가는 것도 없지 않겠지만, 빨리 달리지도 않기 때문에 같은 길을 달려도 버스가 정차하면 자전거가 추월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버스가 추월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게 된다. 덕분에 아까.. 더보기
과연 그럴까? 가끔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들이는 노력이면 한국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거라고. 타향 살이도 쉽잖다는데 다른 나라에서 말을 배워가며 산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말로 내가 지금 여기서 들이는 공만큼 공을 들였으면 한국에서 더 행복하게, 더 잘 살 수 있었을까? 이제는 가족이 생기고 챙길 것이 많아져 마냥 내키는대로 살 수는 없게 된 친구들이 내게 반쯤 농담삼아 부럽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이렇게 대꾸하곤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자랐으면, 한국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아니겠냐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국에서 지금만큼 노력을 했으면 더 잘 살 수 있었을거라고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왜 그럴까. 더보기
출근길 이른 아침 출근길의 일출. 동생에게 이 사진을 보내줬더니 이런 풍경을 일상에서 접하며 살 수 있다는 것도 복이며, 풍경 사진을 자주 보내는 것은 나이가 든다는 증거라고 했다. 두 가지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