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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er box

'꾸준히'는 쉽지 않다 요즘들어 유난히 자주 느낀다. 내가 뭔가를 꾸준히 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고. 생각이 많고 감정이 풍부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것들을 시도해보곤 한다. 하지만 금방 싫증을 내는 것도 내 특성인지라, 오래가지는 못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극단적으로 뭔가를 꾸준히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었다. 무슨 이유일까? 어쩌면 세상 모든 것에서 이유를 찾는 내 피곤한 구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하루하루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자고, 일어나고, 먹고, 책을 들여다 보고, 의미없이 유튜브를 방황하고. 그런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 일기를 쓰기로 하고선 일주일만에 흐지부지 되어버린건. 매일 똑같은 .. 더보기
반드시 그래야 하는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도 인터넷 중독이다. 사용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하루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넘어가는 날은 없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세면대가 아니라 핸드폰이 된 지 오래다. 뭔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아니다. 깊이 고민해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뭔가 자극을 찾고 싶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제 아침, 초저녁에 잠깐 눈을 붙이고 깨서 또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켰다. 구독 중인 누군가의 업데이트 알림이 온 것도 아니었고, 찾아보고 싶은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습관적으로. 익히 이름을 들어 알고는 있지만 언제나 듣기 불편한 팩트로 나를 때리는 피터슨의 영상이 보였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어제는 왜인지 한 번.. 더보기
스스로 돌아보기 아침에 일어나 그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음식을 입에 밀어 넣는다. 살기 위해 먹는 것과 먹기 위해 사는 것의 중간에서 먹기 위해 산다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내가, 무슨 맛인지 음미하지도 않고 그저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그리고 유튜브를 켠다. 뭔가 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켜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습관처럼, 뭔가 없을까 하고, 마치 굶주린 동물이 사냥은 하지 못하고 어디 떨어진 먹이가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며 배회하듯이. 그러다가 문득 하나의 영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영상을 재생했다. 화자는 '나는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기에 스스로를 혐오했다'고 했다. 본인의 완벽주의 성향이 본인을 힘들게 했고, 그것이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자기혐오로까지 몰아갔다고. 화자가 예로 들었던 본인의 완벽.. 더보기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실천하지 못하는 것 아는 사람에게 잘하자. 가까운 사람일수록 조심하자.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하자. 더보기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게 된, 종종 다시 보게되는 드라마가 있다. 원래 그 느낌을 좋아하던 배우 이선균씨가 주인공이어서 반가웠고, 가수로만 기억하고 있던 이지은씨를 배우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과거 쉽게 입에 담기도 힘든 일을 겪었던 이지안을 두고 박동훈이 말한다.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 없어. 내가 널 알아. 우리가 살면서 정말 객관적으로 살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누군가의 무례한 행동도, 내가 그 사람을 안다면 무슨 일이 있었겠지, 그럴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생각되지는 않을까. 상관 없는거지,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내가 그 사람을 아니까.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서, 그 사람이 어떤 마음에서,.. 더보기
하루의 기록 독일어 공부를 시작한 이래로 언제나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독일어로 일기 쓰기. 짧은 문장이나마 독일어로 내 생각을 표현하면서 하루 한걸음이나마 조금씩 나아가자고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실천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애초에 중학교 이후에 일기 쓰는 것을 실천에 옮겼던 적도 없을 뿐더러, 뭔가를 매일 해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럽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다가 최근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음성으로 독일어 일기를 녹음하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몇 번 녹음한 정도지만, 다시 들으며 그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돌아보고 내 독일어 발음이 어떤지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세상에 무엇 하나 남긴 것 없는 내가 세.. 더보기
가벼운 권태 오전 근무가 있는 날은 새벽 네시에 눈을 뜬다. 밥보다 잠이 중요하다 싶으면 30분은 더 잘 수 있지만, 일을 하려면 기운도 있어야지. 한국에서 나고 한국에서 자란 한국놈이다보니 역시 아침엔 빵보다는 밥이 좋다. 그래야 뭔가 든든히 먹은 것 같고, 점심까지 버티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은 자전거를 타고, 비가 오는 날은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한국에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내가 사는 이 곳에서는 버스나 자전거나 걸리는 시간이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버스가 둘러가는 것도 없지 않겠지만, 빨리 달리지도 않기 때문에 같은 길을 달려도 버스가 정차하면 자전거가 추월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버스가 추월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게 된다. 덕분에 아까.. 더보기
과연 그럴까? 가끔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들이는 노력이면 한국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거라고. 타향 살이도 쉽잖다는데 다른 나라에서 말을 배워가며 산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정말로 내가 지금 여기서 들이는 공만큼 공을 들였으면 한국에서 더 행복하게, 더 잘 살 수 있었을까? 이제는 가족이 생기고 챙길 것이 많아져 마냥 내키는대로 살 수는 없게 된 친구들이 내게 반쯤 농담삼아 부럽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이렇게 대꾸하곤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자랐으면, 한국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아니겠냐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국에서 지금만큼 노력을 했으면 더 잘 살 수 있었을거라고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왜 그럴까. 더보기
잘 살고 있는가? 블로그에 글을 쓰기를 멈추고 오랜 시간이 흘렀네. 나는 어느새 삼십 대 후반, 곧 마흔을 바라보게 되었고, 많은 일들, 나에게는 벌어지지 않을 것만 같던 일들을 겪었어. 하나하나 돌아보면 그때는 어떻게 버텼을까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들도 있었고, 더 바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 심정이 되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 이렇게 아직 살아 숨 쉬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지. 먹고, 자고, 마시고 숨 쉬며 '살아' 있어. 하지만 나는 항상 이런 의문을 떨칠 수가 없어.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가, 하는. 일을 하고 아무도 반겨줄 이 없는 집으로 돌아와. 그러면 배가 고프지. 배를 채우고, 딱히 할 일도 없으면서 컴퓨터를 켜고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 열심히 일했기 때문인.. 더보기
블로그 비공개 세상이 세상인지라 글 좀 사려야겠습니다. 블로그를 다시 운영을 하게 될지, 이대로 폐쇄를 하게 될지도 잘 모르겠고요. 어떻게 하겠다는 마음이 분명히 서면, 이제는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 이곳에라도 소식 전하겠습니다. 더보기